
2001년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6팀, 멤버는 28명이다. 5tion · 밀크 · 슈가 · 쥬얼리 · 키스 · JtL 등이 이 해에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데뷔 팀은 기획사가 연습생을 길러 데뷔시키는 방식이 자리잡던 1세대에 속한다. 팀당 평균 인원은 4.7명이고, 가장 큰 팀은 9명, 가장 작은 팀은 3명이다. 1팀이 7명 이상의 대형 편성으로 출발했다(쥬얼리). 이 해 데뷔 팀이 속한 기획사는 5곳으로 확인된다. 전년 1팀에서 5팀 늘었다. 이듬해인 2002년에는 7팀이 데뷔한다.
2001년 5월, H.O.T.의 해체가 공식화되었다. 1996년 데뷔해 '전사의 후예'와 'Candy'로 아이돌이라는 개념 자체를 한국에 이식했던 다섯 명은, 5년 만에 각자의 길로 흩어졌다. 팬들은 방송국과 기획사 앞에서 울었고, 언론은 '아이돌 1세대의 종언'이라는 표제를 달았다. 젝스키스가 전해에 이미 해체한 뒤였으므로, 이로써 1990년대 후반을 지탱하던 양강 구도는 완전히 소멸했다. 남은 자리를 신화와 god가 채웠지만, 대중의 시선은 오히려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화려한 안무와 팬클럽 풍선 대신, 목소리 하나로 승부하는 가수들이 그 해의 차트를 지배했다. 2001년은 아이돌의 퇴조와 보컬리스트의 부상이 정확히 교차한 해다.
그 해 가장 인상적인 사건은 브라운 아이즈의 등장이었다. 나얼과 윤건, 두 사람은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다. 뮤직비디오에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고, 순위 프로그램에도 나가지 않았다. 오직 '벌써 일년'이라는 노래 한 곡이 라디오와 노래방과 입소문을 타고 퍼졌고, 결국 앨범은 방송 없이도 폭발적으로 팔렸다. '얼굴 없는 가수'라는 말이 유행어가 된 것이 이때다. 이 현상은 두 가지를 증명했다. 첫째, 한국 대중이 이미 지상파 노출 없이도 음악만으로 판단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것. 둘째, 나얼로 대표되는 한국식 R&B 보컬의 완성도가 국제적 기준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훗날 브라운 아이드 소울로 이어지는 이 계보는, 아이돌 중심의 K-POP 서사 바깥에서 한국 대중음악의 음악적 자존심을 지키는 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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