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24팀, 멤버는 121명이다. 4L · 단발머리 · 디홀릭 · 라붐 · 러블리즈 · 레드벨벳 · 립서비스 · 마마무 등이 이 해에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 데뷔 팀은 음원과 영상이 국경 없이 퍼지며 해외 팬덤이 커진 3세대에 속한다. 팀당 평균 인원은 5.0명이고, 가장 큰 팀은 9명, 가장 작은 팀은 2명이다. 7팀이 7명 이상의 대형 편성으로 출발했다(디홀릭 · 러블리즈 · 베리굿 · 소나무 등). 한 해에 두 팀 이상을 내보낸 기획사는 울림엔터테인먼트(2팀)이다. 이 해 데뷔 팀이 속한 기획사는 22곳으로 확인된다. 전년 13팀에서 11팀 늘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17팀이 데뷔한다.
2014년의 한국 대중음악은 음반이 아니라 화면 위에서 승부가 났다. 멜론을 비롯한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가 하루 스물네 번 갱신되며 성패를 즉시 판정했고, 발매 첫날 몇 시에 곡을 내놓을 것인가가 기획의 일부가 되었다. 소유와 정기고의 '썸'이 그 환경에서 연간 1위를 차지했고, 악동뮤지션의 '200%', 태양의 '눈, 코, 입', 아이유의 '너의 의미', 박효신의 '야생화'가 그 뒤를 이었다. 아이돌 그룹의 강력한 팬덤 화력과 대중적인 미디엄 템포 곡이 같은 차트에서 부딪히는 구도가 이 해에 완전히 정착했다. 무엇이 좋은 음악인가보다 무엇이 지금 가장 많이 들리고 있는가가 먼저 물어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2014년 2월에 나온 소유와 정기고의 '썸'은 그 해를 통째로 요약한다. 사귀는 것도 아닌, 그렇다고 남도 아닌 관계의 어정쩡한 온도를 '썸'이라는 짧은 말로 포착했고, 그 단어는 노래를 떠나 일상어가 되었다. 음악적으로는 화려하지 않다. 느긋한 알앤비 리듬 위에 남녀 보컬이 서로의 속내를 번갈아 흘리는 구조가 전부다. 그러나 바로 그 담백함이 오래 살아남는 힘이 되었다. 이 곡은 발매 직후부터 음원차트 정상을 장기간 지켰고 가온차트 연간 1위에 올랐다. 대형 아이돌의 컴백이 아닌 듀엣 프로젝트 곡이 그 해 가장 많이 들린 노래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음원 중심 시장의 성격을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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